모든 사람들이 예쁠 수 없다는 거 나도 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예쁠수 없다는 거 나도 안다.
근데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예쁘고 날씬하지 못한 게 나라는 걸
용납하는 건 너무 힘이 든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비만어린이였다.
스피커 방송에선 전교에서 뚱뚱한 아이들 이름을 호명했고
어김없이 나또한 불려갔다.
여자애는 나 혼자뿐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용기내어 고백했던 남자애는
"난 너 다 맘에 드는데 뚱뚱해서 싫어."라며 거절했다. 그이후로 고백해본 적 없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사귀었던 같은 반 남자애 어머니는 그 남자애에게
어떻게 저렇게 못생긴 애를 사귈 수 있냐고 헤어지라고 했고, 남자애는 그 말을 고대로 내게 전해주면서 살 좀 빼라고 했다.
결국 차였다.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는 너는 못생겼으니까 공부라도 잘해야한다고 신신당부하셨고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에 열 손가락에 드는 대학에 겨우 붙었다.
대학에 가선 돼지, 못생긴애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반드시
하루에 600칼로리 정도 먹고 2000칼로리씩 운동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2달만에 17킬로 정도 감량했다.
고대했던 43킬로그램이 되었지만
늘 살이 다시금 찔까봐 강박에 시달렸다.
급하게 뺀 살은 엄청난 속도로 다시 찌더니
도로 1년만에 쩌버렸다.
54킬로그램이 되어버렸다.
대한민국은 사람들은 내가 하고싶은 일이나
내 삶의 가치관보다, 내가 무슨 화장품 쓰는지,
몇킬로그램인지가 더 궁금해한다.
남자들은 여자는 뭘해도 예뻐야한다고 한다.
내가 업적을 세우고 꿈에 다가갈 때도
외모로 그동안의 능력을 저울질한다.
남의 몸무게, 남의 다리 굵기로 시시닥거리는게 재미들 있나보다.
나또한 그런 부류의 속물이다.
몸무게가 불면 너무나 불행한 삶이라 느껴지고
피해망상도 심해지며
날씬했던 시절엔 뚱뚱한 여자들을 의지박약이라며 무시했었다. 나또한 마찬가지.
언제까지 치졸하고 치사하게 패배감 젖은 나날을 보내야할까.
살빼보려고 별짓 다했다.
허벌라이프부터 시작해서 각종 보조제, 운동기계와 다이어트 식품들. 안사본게 없을 정도다. 집에는 먹다 남은 다이어트 식품들이 넘쳐난다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빼고싶다. 행복해지고싶어.
세상 모든 사람이 날씬할 순 없지.
그래도 그 뚱뚱한 사람이 나라는 건.. 너무 슬프다.
용납이 안된다
노해피..노해피. 행복해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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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킬로그램이면 뚱뚱하진 않으실 거 같은데 살짝 관리만 하시면 될 거 같네요. 그런데 조금 더 나이 드시면 외모가 다는 아니라는 걸 느끼실거에요. 물론 안 중요한 건 아닌데 그게 다는 아니에요.
다이어트경험도 많으시고 실패경험도있으시고 상처도있으시고 의지있으시니
앞으로도 관리잘하실거같으세요
마치 한편의 영화같은 스토리 네요
소식부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