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볶음을 만들려고 했는데 야채 수분이 너무 많아 야채국이 되어버렸습니다 ;ㅁ; 물을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저지경... 야채볶음인듯 마녀스프인듯 라따뚜이인듯 똠얌꿍인듯 그 무엇도 아닌 정체불명의 실패작을 연성한 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이건 레전드 오브 레전드 밥도둑이였습니다... 너무 맛있어요ㅠㅠ 뜻밖의 존맛보스가 연성되어 어머 이건 꼭 알려야겠더라구요!
1. 샐러드가 지겨워서 과식 일보직전 이신 분!
2. 야채 향이 싫어서 생야채 편식하시는 분!
3. 색다른 야채의 맛을 찾아 모험을 떠나고 계신 분!
셋중에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추천합니다.

안타깝게도 과정샷은 이것밖에 없습니다ㅠ 저는 그저 여느때처럼 요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레시피고 뭐고 전혀 신경을 안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설명이 좀 길어질 듯 합니다ㅜ
먼저 재료를 알려드려야겠죠? 4인분 정도 양입니다~
마늘 2쪽, 대파 흰부분 2대, 달걀 3개, 애호박 반개, 알배추 1개, 토마토 2개, 오이 2개, 참기름, 소금, 후추
간단하죠? 원래 오이는 불에 익혀먹는 경우가 잘 없는데 냉장고에 남은 오이가 쭈글쭈글해지기 시작해서 그냥 다 때려넣었습니다. 저 많은 국물의 주범이 오이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ㅁ; 애호박을 반개만 넣는 이유는 어디선가 애호박이 칼로리가 높은 야채라고 얼핏 들은 적이 있어서... ☞☜
조리 방법 갑니다~
1. 마늘은 다지고, 대파 흰부분은 송송 썰어주세요. 팁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마늘과 대파는 미리 손질해서 냉동하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비추해요.. 냉장실 야채칸에 보관했다가 그때그때 썰고 다지고 하는게 좋아요 :) 대파의 초록부분은 어차피 향이 없어서 냉동해도 괜찮은데 흰부분은 향이 제일 많이 응축되어있는 곳이라 지켜줘야 해요!
2. 냄비에 참기름을 헉 쏟았다 싶을 만큼 넉넉히 두르고 다진 마늘과 썰은 대파를 볶아 파기름을 냅니다. 식용유는 고소한맛도 없고 살찌니까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샐러드 드레싱으로도 먹는 참기름이나 올리브유만 취급하도록 합시당 ㅡvㅡ)/ 국물이 많이 나오니 냄비를 쓰세요. 후라이팬 쓸까 하다가 후회할뻔...
3. 다진 마늘이 갈색으로 타기 시작하고 대파가 흐물흐물 익어가면 달걀을 넣어 스크램블 합니다. 달걀이 기름을 다 먹어버렸다 싶으면 참기름을 적당히 더 둘러주세요.
4. 알배추는 통김치 썰듯이 썰되 좀 가늘게 썹니다. 오이는 동그랗게 송송, 애호박은 애호박나물 할때처럼 반달모양으로, 토마토는 둥글게 반으로 자른 후 8등분 합니다. 그리고 냄비에 사정없이 다 때려넣어주세요 >ㅁ< 듬뿍듬뿍 ♥
5. 이제 양념을 합니다. 소금 2 티스푼, 후추는 잔뜩 넣습니다. 후추가 강할수록 목구멍이 시원하게 매콤한 맛이 나서 레알 맛있습니다. 소금은 자제합시다. 우린 저염식으로 먹어야 하니까요 :')
6. 주걱으로 눌러붙지 않게 계속 저어줍니다. 오이랑 애호박이 수분을 뱉어내고 흐물흐물해지면 다 익은겁니다. 그때 쯤이면 야채에서 빠져나온 물도 냄비 그득하게 차올라서 보글보글 끓고 있을거에요.
7. 완성입니다. 불을 꺼주세요. 자나 깨나 불조심!

탄수화물 없이 먹으려고 했는데 레알 밥도둑이라 밥이 없으면 안되겠더라구요. 익혀먹는 오이도 맛이 생각보다 괜찮아요. 이 판타스틱한 맛의 정체는 아무래도 여러가지 야채에서 나온 수분이 만들어낸 기적의 천연 에센스가 아닐까 싶어요 ㅇ.ㅇ)b 조미료가 필요없는 이것이 바로 대자연의 힘인가... 기호에 따라 양배추, 가지, 양파, 당근, 파프리카, 청경채, 두부 등을 넣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크리미하고 칼로리가 높은 카레 대신에 덮밥으로 먹어도 손색없는 맛이에요 ㅇㅂㅇ 그래서 후추를 많이 넣으라는 거에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