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유현
여중, 여고를 다니기도 했고, '나는 어차피 뚱뚱하니까' 라는 생각에 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의 여자를 버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자는 약하고, 의존적이고, 내숭 떨고, 질투하고, 뒷얘기 많이 하잖아. 됐어.' 아무래도 나는 여자다움이라는 특성을 내..
살 빼는 주사 혹은 걸그룹 주사라고 불리는 다양한 주사 요법들. 돈 안 드는 방법부터 돈을 퍼붓는 방법까지 다양한 다이어트에 실패해 온 나이기에 당연히 주사도 맞아봤다. 결과는? 약물 치료처럼 처음에만 살짝 효과를 봤다가 결국에는 다 말아먹었..
과거의 나는 뚱뚱한 자신을 미워해야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왜냐하면 살을 찐 자신을 사랑하면 그 모습에 만족하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반대로, 다이어트를 포기했을 때는 뚱뚱한 자신을 사랑하니까 다이어트를 할 수 없다는 핑계를 ..
지방이 몸에 넘쳐서 생기는 이런 저런 문제는 굳이 의사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다른 사람보다 금방 숨이 차고, 심장도 헐떡거리고, 무릎도 종종 아프고, 신물도 올라온다. 더 나이가 들었다면, 더 많은 문제를..
내가 비만과 비만치료를 공부하려고 학회에 다니면서 제일 놀랐던 사실이 있다. '자, 여러분, 비만이었던 환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체중을 감량하고 나서, 5년 동안 그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20퍼센트, 30퍼센트? 안타깝게도 5퍼센트 ..
한창 #운동 만 하던 때가 있었다. 운동이 모든 스케줄의 기준이 되고, 먹고 나면 먹은만큼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이 아파도 신경 쓰지 않고 강박적으로 했다. 그러다가 #트레이너 쌤한테 혼이났다. '운동을 너무 일처럼 하는데요? 계속 그렇게 버티..
내가 병원에 가서 비만 치료 약물을 처방받아 먹었을 때, 나는 그 약이 '살 빼는 약'인 줄 알았다. 먹기만 하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이미 의대생이었고 그 약에 대해서 배우기도 했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
예전에는 '운동은 정말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 가끔 #다이어트 를 결심하고 미친 듯이 하루에 두 세시간씩 #운동 할 때만 빼면 한 발자국이라도 덜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머리를 싸매고, 가능하면 엉덩이를 떼지 안도록 꼼지락거렸다. '나도 제..
얼마 전 친구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 따라다니면서 남자 웨딩플래너와 잠시 수다를 떨게 되었다. 친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올 때마다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야. 예쁘다! 우와, 이번 건 더 예뻐!' 한참을 이러고 있는데, 아무래도 신부가 예쁘면 여러모로..
나는 내 안의 여성적인 본능과 속성을 부정하고 살아온 기간이 굉장히 길었다. 난 뚱뚱하니까 여성스러워 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체 왜 나이가 들면서도 여성스러워지지 않을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 내가 여자인 나 자신을 모르는 체하고 있어서 그..